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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맛콘연재10]맛집블로그, 지성 없는 집단지성이 만들어낸 괴물(글.취생몽사 박상현) [맛콘서트]
  • 조회 수: 3674, 2013-03-20 12:40:48(201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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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언제부턴가 블로그, 특히 맛집 관련 블로그는 “동네북” 혹은 “사회적 병폐” 취급을 받고 있다. 가보지도 않은 식당인데도 “알바비” 몇만 원 받고 그럴듯한 포스팅을 써주는 건 딱히 문제도 아니다. 사실 이들이 한 편의 포스팅에 “맛집”이란 단어를 수십 번 쓴다 한들 맛집이 아닌 식당이 갑자기 맛집으로 탈바꿈할 리는 없다. 더러는 낚시질에 걸려 속았다며 볼멘소리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엉터리 포스팅을 곧이곧대로 읽었을 뿐, 행간을 살피지 못한 자신을 탓할 일이지 남을 탓할 일은 아니다.

    이른바 영향력 좀 있다는 “맛집블로거”들은 이런 짜잘한 일에 목숨 걸지 않는다. 그들의 행태는 보다 은밀하고 지능적이며 또한 지속적이다. 포스팅의 대가로 홍보비 혹은 그에 준하는 반대급부를 요구하거나, “파워블로그”입네 거들먹거리며 공짜밥을 빌어먹는 건 제일 수준 낮은 떨거지들의 행태다.

    좀 점잖은 축은 각종 오픈행사나 프로모션에 초청 받은 사실을 은근히 떠벌인다. 또는 외식업체 관계자(업주, 유명 셰프)와의 친분을 강조한다. 그러고는 인연 맺은 특정 업체를 지속적으로 소개 혹은 언급한다. 이런 식의 포스팅은 그 은밀함과 해당 블로그의 영향력이 결합되면서 나름 괜찮은 홍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사람들은 언제나 이런 부조리를 두고 “일부(一部)”의 문제일 뿐이라며 자위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일부라... 이게 과연 몰지각하고 몰상식한 “일부” 블로그의 문제로 그칠까?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경제학의 법칙이 있다. 이는 선택의 오류나 정보 부족으로 동종의 정책이나 상품 가운데 나쁜 것들이 좋은 것들을 압도하는 모순을 설명할 때 사용된다. 좀 더 쉽게 말해 구정물에 맑은 물을 암만 쏟아봐야 구정물이지만, 맑은 물에는 몇 방울의 구정물만 떨어뜨려도 오염된 물이 된다.

    가치관·변별력·자정 능력이 확고한 경우에는 악화가 양화를 밀어낼 가능성이 낮다. 그러니 이럴 때는 그야말로 일부의 문제로 그칠 수 있다. 하지만 가치관·변별력·자정능력이 약하거나 이를 상실한 사회나 조직의 경우, 몇 방울의 구정물로도 물은 오염될 수 있다. 이때 일부의 문제는 곧 전체의 문제가 된다.

    전문성·상호비평·검증능력 등이 모두 허약한 한국의 블로고스피어의 특성으로 볼 때, 일부 블로그의 그릇된 행태를 두고 결과론적인 비판만 일삼는 것은 소모적이다. 따라서 현재 맛집블로그의 병폐를 현상만 놓고 비판하기보다는 그 근원을 살피고, 맛집블로그를 둘러싼 구조적인 문제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블로그, 나르시시즘과 관음증의 경계

    2003년 이라크전 당시 “살람팍스”라는 필명의 블로거가 전쟁의 한복판에서 바그다드의 상황을 생생하게 전할 때만 하더라도 블로그는 1인 미디어 혹은 대안 미디어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언론과 학자들은 저마다 이 가능성에 주목 했다. 당장에라도 미디어 환경이 뒤집어지기라도 할 것처럼 호들갑을 떨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한국에 정착한 블로그는 공공적 성격을 가진 미디어라기보다는 일종의 “공개된 일기장”과 같은 사적 성격에 기울기 시작했다.

    블로그는 나의 일상을 드러내 보이고 싶어 하는 나르시시즘적 욕망과 남의 일상을 훔쳐보고 싶은 관음증적 욕망을 유감없이 충족시키는 도구였다. 나르시시즘적 성향이 강한 블로거는 필자인 동시에 자발적인 콘텐츠 제공자가 되었고, 관음증적 성향이 강한 블로거는 열성적인 독자 혹은 콘텐츠 소비자가 되었다.

    콘텐츠의 생산·공유·유통이 쉬웠던 Web2.0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블로그는 생산자(필자)와 소비자(독자) 간의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비교우위에 있는 블로그는 조회·덧글·스크랩·엮인글을 통해 더 많은 소비자와 연결됨으로써 중심 노드(node)가 되었다. 관계망이 복잡해지고 소비자의 참여가 적극적인 블로그에게는 그에 따른 영향력이 차츰 부여되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그 영향력은 블로고스피어에서만 통용되는 그야말로 제한적인 것이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듯, 소비자의 지지와 관심을 받는 블로그는 스스로 진화하기 시작한다. “공개된 일기장”에서 벗어나 테마를 모색하게 된다. 그렇다고 어느 날 갑자기 거대 담론을 다루거나 본격적인 미디어로서의 전문성을 가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간혹 특화된 주제와 전문성을 겸비한 블로그가 등장하기도 했지만, 이는 그야말로 가뭄에 콩 나듯 특별한 경우였다. 대부분의 블로그는 요리, 맛집, 인테리어, 여행, 영화, 패션, 미용 등 말랑말랑한 콘텐츠를 선택했다.

    파워블로그의 등장

    어쨌거나 블로그가 테마를 갖기 시작하니 공급자와 소비자의 역할 분담은 더욱 뚜렷해졌다. 방문자가 급증하면서 소수의 스타 블로거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페이지뷰가 곧 시장점유율이고 광고비 산정의 기준인 상황에서 블로그 서비스 제공자(포털)가 이를 그냥 둘 리 없었다. “영양가 있는 블로그”에 대한 관리가 필요했다. 그래서 시작된 것이 파워블로그 혹은 우수블로그 제도다.

    파워블로그 제도는 2007년 다음·티스토리·올블로그 등이 동시 다발적으로 시행했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그다지 파급력은 없었다. 블로그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던 네이버가 꿈쩍도 않았기 때문이다.

    파워블로거는 “누구나 쉽게 표현할 수 있는 세상”이라는 슬로건으로 더 많은 사용자 확보에 주력했던 네이버의 정책과는 배치되는 제도였다. 그러나 네이버 역시 오래 버티지 못했다. 불과 1년 후인 2008년 파워블로그를 선정 발표하기에 이른다. 시장 지배자답게 그 숫자 역시 기존 포털의 파워블로그를 다 합친 것보다 세 배 정도 많은 1,200명 수준이었다.

    이후 “파워블로그”는 블로그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키워드이자 많은 블로거들의 지향점이 되었다. 기업들은 홍보 수단으로 파워블로그를 적극 활용했고, 블로그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상황이 이쯤 되니 기존 미디어가 가만있을 턱이 없었다. 너도나도 파워블로거를 조명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월간지·주간지·신문 등 종이 매체에게 있어 파워블로거는 매우 손쉬운 기사 소스이기도 했다. 블로고스피어만 머물러 있던 영향력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려는 블로거의 입장에서도 기존 매체는 더할 나위 없는 파트너였다. 양측의 이해관계에 접점이 생기면서부터 파워블로그 “추천”이니 “선정”이니 하는 제목을 단 기사가 쏟아졌다. 기존 매체는 싼 값에 필자를 확보하고, 파워블로그는 그 외연을 확대할 수 있었다.

    맛집블로그의 태생적 한계

    블로그의 현황이랄까 개요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한 까닭은, 사실 이 과정에 한국 맛집블로거가 가진 태생적 한계가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이다.

    우선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맛집블로그 역시 비전문가들이 개척한 시장이다. 블로고스피어에서 인기 높은 5대 테마라면 “여행·맛집·요리·패션·미용”을 꼽을 수 있다. 이중에서도 맛집은 가장 전문성이 떨어지고 진입이 쉬운 분야다. 요리·패션·미용 등은 축적된 경험과 나름의 전문성이 필요한 데다 여성(혹은 주부)들이 시장을 주도하면서 끝없는 검증이 이루어진다. 여행은 그 배경이 국내건 국외건 할 것 없이 상당한 시간과 비용 투자가 필요한 분야다.

    하지만 맛집은 이러한 제약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누구라도 하루에 두세 끼는 꼬박꼬박 챙겨 먹는다. 게다가 외식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니 일단 소재가 무궁무진하다. 똑딱이든 대포든, 이도저도 아니면 화질 좋은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인증샷이 얼마든지 가능하니 블로거가 갖출 장비도 간단하다. 사진 열댓 장 정도 깔고 “맛시쪄요, 듁음이에요, 고소하고 담백해요, 환상이네요” 등 캡션 수준의 텍스트 몇 줄이면 끝이니 포스팅도 쉽다.

    찬사든 비판이든 아무리 장광설을 늘어놓더라도 마지막에 “어디까지나 제 입맛이니...”로 마무리하면 논란으로부터도 자유롭다. 제목에 반드시 “지역명+맛집”을 표기하고 본문에도 수시로 언급하면 키워드 검색에도 잘 걸리니 노출의 빈도도 높다. 조회수도 보장되고 덧글도 심심찮게 달리니 세상에 이만큼 만만한 분야도 없다. 그러다 포털의 메인 페이지에 노출되거나 “오늘의 TOP”에 선정되기라도 하면, 하루 방문자가 갑자기 몇만 명으로 늘어나고 이웃 신청이 쇄도하니 이때부터 본격적인 맛집블로거로의 길을 시작할 수도 있다.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했으니, 일단 이런 식으로 입문해 관록과 포스팅이 축적되면 슬슬 성장기로 접어든다. 일단 하루 방문객이 평균 이삼천 명 이상으로 고정되고, 항상 덧글을 달아주는 팬도 생긴다. 경우에 따라서는 팬덤도 경험할 수 있다. 업주나 요리사들이 먼저 알아봐 주고 대접해주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음식점으로부터 이런저런 이유로 식사 초대를 한다는 메일과 쪽지도 답지한다. 이전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융숭한 대접이다. 엥겔지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기는 해도 “유명” 맛집블로거로서 누리는 변화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이쯤 되면 슬슬 업그레드가 필요한 시점이란 자각이 들기도 하고, 파워블로그를 한번 해볼까 하는 동기부여도 된다. 때깔이 중요하니 우선 장비 욕심부터 생긴다. 똑딱이에서 DSR로 갈아타고, 기종도 바꾸고, 렌즈도 구색을 갖추기 시작한다. 업주와 요리사로부터 업계 동향과 음식 관련 정보도 충실히 수집한다. 조리 관련 용어, 생선 명칭, 쇠고기 부위쯤은 틀리지 말아야 하니 이 또한 각별히 신경 쓴다. 이 정도면 전문 맛집블로거로서 손색없다. 행여 네이버에서 파워블로그로 선정되기라도 하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이 순간에도 맛집 분야 파워블로그가 되려하는 “꿈나무”들은 예외 없이 위에서 그린 과정을 답습하고 있다.

    주례사비평? 블로거는 무죄!

    언제부턴가 맛집블로거에 대한 비판으로 “주례사비평'”이란 용어가 등장했다. 그러면서 블로그의 비전문성을 꼬집는다. 이것은 과연 온당한 지적일까?

    사실관계부터 명확히 하자. 주례사비평은 맛집블로그 이전에 우리 사회 문화·예술계에 이미 널려 퍼져있는 병폐였다. 일방적인 찬사를 늘어놓는 주례사비평은 문화를 매개로 권력과 이익을 취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었다. 이는 블로고스피어에서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블로그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특정 재화나 서비스에 대한 주례사비평은 생산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한 일이다. 그에 따른 유무형의 보상 또한 적절히 혹은 충분하게 이뤄지고 있다. 영리한 블로거들이 이를 모를 리 없고, 놓칠 리 없다. “주례사비평과 보상”의 정치적 관계는 이미 블로고스피어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고 하나의 시장질서로 굳어진 상황이다. 그럼에도 왜 유독 맛집블로그의 주례사비평이 문제가 될까?

    우선 블로거의 속성상 비판이 불가한 측면이 있다. 앞서 밝혔듯이 오늘날 한국의 블로그는 인간이 가진 나르시시즘적 욕망을 충족시키는 도구다. 따라서 자신의 경험을 적극적으로 보여주고 싶어 하고, 보여지는 경험은 가급적이면 미화시키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게다가 비판은 전문적 지식이 요구되고 그에 따른 책임을 감당해야 하지만, 주례사비평은 이러한 복잡한 문제들로부터 자유롭다. 따라서 전문성이 결여된 블로거의 입장에서 주례사비평은 선택의 문제라기보다는 필연적인 결과다.

    언론과 블로그

    볼펜 한 자루를 사더라도 직접 써보고 필기감을 맛본 뒤에 선택할 수 있다. 의류 역시 매장에서 이것저것 입어보고 자신에게 맞는 디자인과 컬러를 선택한다. 책은 미리보기가, 영화는 예고편이 있다. 이처럼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되는 거의 모든 재화와 서비스는 구매라는 최종 선택에 앞서 체험이 가능하다. 하지만 음식은 예외다. 주문한 음식을 직접 먹어보기 전까지는 맛을 알 수 없다. 식당이나 음식에 결정적인 흠이 없는 이상 주문한 음식에 대해서는 값을 지불해야 한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그만큼 리스크가 큰 선택인 셈이다. 

    때문에 공신력 있는 언론의 음식점 소개에는 나름의 역할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 역시 전문성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음식점에 대한 주례사비평을 늘어놓고 “맛집”이라는 모순적이 용어를 남발한 것도, 실상 그 원조는 신문과 방송이다. 1980년대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음식평론가라는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거의가 언론인 혹은 작가 출신이다. 이삼 년에 한 번씩 부서를 옮겨 다니는 기자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들이 블로거보다 나은 점은 전문성이라기보다는 훈련을 통해 쌓은 “글발” 정도였다.

    그럼에도 언론이 가진 영향력은 대단했다. 신문과 방송에 소개되는 순간 “대박음식점”이 되는 건 시간문제였다. 취재를 명목으로 음식점을 찾으면 한상 거나하게 차려 놓고 봉투까지 챙겨주던 그런 호시절도 있었다. 신문에 소개되는 맛집 관련 기사를 가장 꼼꼼하게 챙겨보던 기관이 국세청과 관할 세무서였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전해 온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신문과 방송의 영향력은 유효하다. 하지만 한때 신문과 방송은 기사 게재를 조건으로 광고비나 신문 구독을 요구하는가 하면, 잘난 팻말과 액자로 “삥”을 뜯으면서 기사 장사를 했다.

    최근에는 가짜 “맛집” 논란 등으로 그들의 맨 얼굴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스스로가 선택한 추락이니 자업자득인 셈이다. 요즘은 이 틈새를 블로그가 메우고 있다. 신문과 방송이 공신력을 무기로 한다면 블로그는 “쪽수”가 공신력을 대신 한다. 방문자 숫자가 포스팅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고, 블로그에 소개된 횟수가 맛집의 기준으로 둔갑했을 따름이다.

    애시당초 우리 사회에서 식문화를 철학적·인문학적 관점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접근한 전례는 없다. 전문성의 기준이라 해봐야 기껏, 영양학적 가치를 언급하고 <동의보감>과 같은 옛 문헌의 기록을 들춰내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제대로 된 롤모델이 없는 상태에서 맛집블로그의 비전문성과 주례사비평에 딴지 걸기는 무리다. 이 점에서 블로그는, 일단, 무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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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집블로그, 집단이 만들어낸 괴물

    집단지성이란 다수의 개체가 협력, 혹은 경쟁을 통해 얻게 되는 능력과 정보를 말한다. 정보의 불균형 심했던 시절에는 몇몇 전문가들이 여론을 주도했지만 정보의 비대칭성이 해소된 지금에는 집단의 힘이 전문가 못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Web2.0의 등장은 집단지성의 실질적 구현을 견인했다. 위키디피아나 유튜브의 등장이 그렇고, 한국에서는 집단지성이 촛불집회를 이끈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물론 이 시대 한국의 유일한 보수 문인이라 자처하시는 소설가 이문열은 “인터넷을 선점한 소수가 집단지성이란 허구를 만들어 냈고, 이를 지성으로 착각한 사팔뜨기 지식인들이 마침내 대의민주주의 폐지까지 공공연히 외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핏대를 세우기도 하신다. 그러시라 하자. 집단지성이란 소수의 의견조차도 아우를 수 있을 때 그 힘을 발휘하는 것이니...

    이러한 집단지성의 문제를 블로그, 특히 맛집이라는 아이템으로 범위를 좁혀보자. 음식평론가 황교익은 “음식 평론가의 시대는 곧 끝난다. 사진기와 집단지성으로 무장한 블로거가 우리 식도락 문화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라고 진단한다. <한겨레> 고나무 기자는 <맛집 사이트 믿습니까?>라는 기사에서 “개미들은 뭉치면 나무를 갉아 쓰러뜨리고 거대한 집을 짓는다. 지금 인터넷에서 누리꾼이라는 개미들이 정보의 서식지를 만들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기존 매체는 덩치 큰 코끼리다. '신뢰도'라는 영토를 사이에 두고 개미 떼와 코끼리가 보이지 않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자 그럼 이런 질문을 한번 던져보자. 지금 집단은 있는데 지성은 없는 것은 아닐까? 엘리트주의를 조장하고자 함이 아니다. 집단지성이란 다수의 개체가 “협력” 혹은 “경쟁”을 통해서 얻게 되는 능력과 정보를 의미한다. 집단지성이라는 프로세스가 사회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집단”과 “자신들이 무엇을 모르는지 알려주는 집단”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이 역할이 소수 전문가들의 몫이었다. 하지만 집단지성의 시대에는 이 또한 집단의 몫이고 각 집단은 “경쟁”과 “협력”을 통해 자신들의 정당성을 스스로 획득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집단지성”이 가지는 진정한 본질이고 묘미다.

    그런데 한국의 블로그, 특히 맛집블로그 판에는 무엇이 올바른 방향이고 무엇을 모르는지 알려 주는 전문가가 극히 드물다. 전문성이 없으니 음식점은 물론이고 상대를 비평할 엄두도 못 낸다. 그러니 경쟁도 없다. 따라서 한국의 맛집블로그는 집단만 있고 지성은 없는 반쪽짜리 “집단지성”이 만들어낸 괴물들이다. 이 괴물들이 이웃·조회수·스크랩 등을 영양분 삼아 점점 덩치를 불려가고, 언론은 당장에 써먹기 편하니 이들을 활용하고, 음식점은 집단의 힘이 두려워 그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덕분에 양적으로 보면, 한국은 하루에도 수천 개의 음식점 포스팅이 등장하는 비평 선진국이다. 거꾸로 한국의 식문화 혹은 외식문화의 현실은 여전히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니 지금의 흐름이 바람직하니 어쩌니 애써 진단할 필요가 없다. 특정 맛집블로그가 좋으니 나쁘니 입에 올릴 필요도 없다. 어느 식당에 낚였느니 어쨌느니 볼멘소리 할 필요 역시 없다. 이건 모두 괴물을 만들어낸 집단의 탓이다.

    다시 말해 이 괴물은, 올바른 음식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과 정보도 없고, 좋은 음식점을 가려낼 최소한의 변별력조차 상실한 바로 당신의 자화상이자 우리 사회의 수준이이다.

    글 : 박상현(취생몽사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블로거이다) http://blog.naver.com/landy/

    그림 : 소복이 http://www.sobog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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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3월, 봄을 여는 맛콘서트를 시작합니다.
    육식의 반란 마블링의 음모를 제작한 유룡피디와 맛칼럼리스트 황교익이 함께 '마블링' 이야기,
    그리고 단맛을 내는 모든 당을 알아보는 '당을 폭식하는 사회' 맛콘서트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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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을 폭식하는 사회 4월 3일, 저녁 7시 30분 서교동에 위치한 수운잡방은 ‘봄을 여는 맛 콘서트’에 참석한 여러분들로 가득 찼습니다. 이날은 ep coop의 김경님이 우리가 잘 몰랐던 당의 세계에 대해 논해주셨습니다. 달달하기만 할까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콜라. 무심코 마시던 콜라에 당이 얼마나 들어있는 지 알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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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소고기를 먹고 있는가? 3월 27일 늦은 저녁, '봄을 여는 맛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봄을 여는 맛콘서트 이 날의 주제는 '한국인은 왜 쇠기름에 집착하게 되었나?'였는데요, 황교익 맛칼럼니스트와 전주 MBC의 유룡 기자님과 함께 했습니다. 한국인은 쇠고기 맛을 몰라 우리 한국 사회에서 소는 '일소'로 농경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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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우리 무엇을 먹고 있나 우리나라의 총 인구는 작년 말 기준으로 오천만이 조금 넘는다고 한다. 그 중에서 서울에는 천만 인구가, 경기도에는 천 이백 만의 인구가 있다고 하니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전국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몰려 살고 있는 셈이다. 다른 대도시에 사는 인구까지 셈에 넣으면 대부분의 한...
맛콘서트 관리자 4216 2013-03-08
만인이 맛집을 찾는 시대에 음식, 음식의 시대다. 인터넷을 봐도 온통 음식 블로그 일색이고, 방송물에서도 맛집 소개에서부터 위험 식품 고발프로그램까지, 음식 정보의 홍수다. 요즘 같은 음식물의 범람 속에서 맛콘서트가 어떻게 가치 있는 정보를 전달할 지는 시작 전부터 궁금했다. 나는 우유와 계란을 먹지 않고 해산물...
맛콘서트 관리자 4538 2013-03-07
음주의 목적과 용도를 알면 답을 찾을 수 있다 세계의 모든 술은 그 종류를 막론하고 기호음료라는 것이 공통된 인식이다. 나라와 민족성, 문화, 종교에 관계없이 성인에 한하여 마실 수 있는 알코올 음료라는 것이 술의 본의이다. 이러한 술은 사람에 따라 단순히 순수 기능 그대로 취하기 위해 마시기도 하고, 술을 마시는데 따르...
맛콘서트 관리자 4225 2013-03-06
사람은 누구나 살기 위해 먹는다. 그러나 일단 절대빈곤에서 벗어나면 맛을 추구한다. 대혁명 이후, 부르주아가 지배계급이 된 프랑스에서 레스토랑이 발달했고,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1인당 국민소득 삼만 달러 수준을 회복한 2000년대 한국에는 맛집 열풍이 불었다. 예컨대 2000년대 들어 ‘찾아라 맛있는 TV’와 같은 텔레비전 프로그램...
맛콘서트 관리자 5506 2013-03-06
그래도 세계는 진보한다? 정말? 사람들이 이 팍팍한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 중의 하나는 “그래도 세계는 진보한다”는 믿음이 있어서다. 불행하게도 요리에 있어서는 그런 믿음이 허망할 때가 많다. 시대의 유행 아이콘이 요리일 정도로 너나없이 관심이 많다는 말이 믿어지지 않는 것이다. 쏟아지는 것이 요리책이고, 블로그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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