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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식
  • [맛콘연재9]우리 밥해먹고 살아요(글. 김경애) [맛콘서트]
  • 조회 수: 3978, 2013-03-20 11:50:49(201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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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사는 우리 무엇을 먹고 있나

    우리나라의 총 인구는 작년 말 기준으로 오천만이 조금 넘는다고 한다. 그 중에서 서울에는 천만 인구가, 경기도에는 천 이백 만의 인구가 있다고 하니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전국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몰려 살고 있는 셈이다. 다른 대도시에 사는 인구까지 셈에 넣으면 대부분의 한국 사람은 도시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말이다.

    한편, 통계청이 발표한 작년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24.7%로, 이 비율은 점점 높아져 2035년에는 34.3%가 될 전망이란다. 결혼을 늦추거나 아예 생각지도 못하는 젊은이들의 딱한 처지와 더불어 결혼을 한다 해도 우리나라의 낮은 출산 현상, 여기에 황혼 이혼을 포함한 높은 이혼율까지 다양한 경제 사회적인 현상은 이미 일상적인 화제 거리이다. 그러니 우리는 생의 전부는 아니라 할지라도 꽤나 긴 시간을 혼자, 도시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그렇게 될 것 같다.

    삭막한 도시에서 치열한 경쟁을 이기며 살아가야 하는 일도 만만치 않은데, 밥을 혼자서 챙겨 먹어야 하다니!

    게다가 혼란스러운 역사와 빠른 산업화 과정을 지나며 할머니와 어머니의 손맛을 배우고 즐길 수 있었던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였던 것인데, 이제 혼자가 되어버린 나의 식생활을 챙겨주고 잔소리 하실 부모님세대 마저 곧 잃게 될 것이다. 정말 곤란한 현실, 피할 수 없는 외로움의 시대에 나를 위해 밥해 줄 사람은 없으며 내가 스스로 밥하지 않으면 사서 먹고 살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 바쁜 일상을 사는 우리는 한 두 사람을 위한 재료 준비에 요리에 귀찮은 설거지까지 생각하면 ‘사 먹는 것이 더 싸다’는 판단을 하며 ‘밖에서 간단히 하나 먹고 들어가’는 하루를 반복하게 되었는가 한다. 또는 넘쳐나는 각종 배달음식과 라면을 포함한 간편식들도 한 끼를 간단하게 해결하는데 큰 도움을 주게 되었으니 결국 매식과 가공식이 혼자 혹은 둘이 사는 우리들의 주된 먹을거리인 셈이다.

    그렇다고 매일 사 먹을 수는 없지 않나?

    더 곤란한 문제는 매일 쏟아져 방송되고 검색되는 화려한 먹을거리 정보들이다. 덕분에 모르고 지낼 수도 있었던 처음 접하는 지방 토속 음식은 물론, 다양한 세계의 음식이 역동적인 영상과 푸짐한 차림으로 펼쳐져 저마다의 맛을 강조하며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넘쳐나는 먹을거리 정보가 거대한 뷔페상이 되어 배고픈 싱글, 우리의 식탐을 마구 부추기는 것이다. 오늘도 방송을 타고 소개되었던 맛 집을 찾아 ‘대박!’을 외치며 허겁지겁 먹었던 음식을 뒤로하고 더부룩한 포만감에 이어 쩝쩔하고도 혀를 말리는 첨가 조미료 효과를 자판기 커피로 코팅하고 있지는 않는지.

    반면 두렵고 고통스러운 일은, 먹을거리에 관한 각종 고발성 정보들로 해서 우리가 사 먹고 있는 식당 음식과 가공식품이 얼마나 위해하고 불결하며 먹을 수 없는 먹을거리인지를 알아 가고 있다는 것이다. 먹는 사람의 생명과 건강보다 살아남기 위해 추구해야 하는 수익성이 앞설 수밖에 없는 치열한 시장원리가 항상 그 변명거리가 되곤 한다.

    ‘밖에 음식 하나 먹을 것 없다’는 어머니의 나무람이 그립게도 떠오르는 것은, 외식과 각종 편의를 도모한 가공 식품에 써야하는 비용은 차치하고라도 과연 내 돈을 들여서 먹는 밥 한 그릇이 나에게 생명과 에너지를 주는 귀중한 먹을거리와는 거리가 먼, 오직 팔아 치우기 위한 상품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한 깨달음이 쌓여 가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정신을 조금만 차리고 생각해 보니 이제 내 손으로 해 먹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안 먹고 살 수는 없는 노릇, 인간의 평균 수명은 계속해서 늘어나기에 혼자서 밥도 못해 먹으면서 건강하게 살 수는 애시 당초 글러 버리지 않았는가?

    내가 먹을 것을 구하고 만들 줄 아는 일은 사실 인간 생존을 위한 기본 중에 기본 기술이었으니, 혼자 사는 적지 않은 날들을 생각한다면 건강한 생존을 위하여 반드시 익혀야 할 must-have skill 인 것은 분명해 진 셈이다.

    즐기면 잘하게 되는 밥하기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는 진리를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마음에 드는 에이프론이 없어 시작한 재봉틀 질, 군대 간 아들의 손이 없어 시도해본 전구 갈기와 못 박기 등 처음에는 엄두조차 못 내다가 어쩔 수 없어 하기 시작한 일들이 하다 보니 아주 잘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밥하기도 이런 일들 중 하나이다.

    사실, 내가 먹을 것을 내 식으로 만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여 보면 밥해먹기, 요리는 특별히 재주가 있는 사람이나 전문 요리사가 하는 별난 기술이 아닌, 누구나가 할 수 있는 일이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 먹어야 하는 음식은 나 자신이 가장 잘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된장국, 김치찌개, 현미밥등 사서 먹지 못할 꼭 필요한 나만의 음식부터 시작하여 보면 의외의 성취감과 좋은 먹을거리가 그 보상으로 돌아온다. 물론 몇 번은 실패하여 못 먹고 버리는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익혀야 하는 수많은 배움 중에 실패를 겪지 않는 경우는 없다. 서너 번의 실패 끝에 내 몸과 입맛에 꼭 맞는 나만의 요리를 한 가지씩 익혀 평생 쓸 수 있다면 해 볼 만 한 도전일 것이다. 또한 식당음식과 가공 식품에 쓰이고 있는 각종 식품 첨가물과 보존제로 부터 안전할 수 있는 방법, 조미료로 잃어버린 나의 올바른 입맛을 찾는 길은 오로지 내 손으로 밥하기를 통해서 뿐이니, 처음 몇 번의 실패는 충분히 그 값을 다 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정보의 바다라는 든든한 도우미가 있으니 반은 이미 시작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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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요’를 부르는 최고의 소통 비법 : 밥하는 기술

    음식 솜씨가 좀 있다는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생기는 현상이 있다. 주위에 항상 사람이 모인다는 것인데, 이 세상의 모든 먹을거리는 나누며 같이 먹어야 그 맛이 더 좋아지는 이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요리를 잘 하는 남편, 아내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설사 남편이나 아내가 아니라 해도 음식솜씨를 가진 친구는 누구나 가까이 하고 싶기 마련이다.

    내가 만든 된장국이 제법 깊은 맛을 낼 즈음이 되면 혼자 사는 친구를 불러 먹이고 싶은 마음은 절로 생길 것이며, 밥을 나누며 생기는 친밀감은 적잖은 감동과 함께 전해 질 것이다. 이러한 마음 전하기가 점점 풍성하여 질 때, 혼자서 삼각 김밥에 라면으로 한 끼를 때우던 나의 삶은 얼마나 변할까 상상하여 보자. 그리고 이러한 삶의 변화는 결코 어렵지 않게 곧 다가 올 수 있으니 과연 밥 하는 기술은 이 시대에 혼자 살아야 하는 우리가 갖추어야 할 행복의 비법이라 하겠다.

    글 : 김경애(2012까지 경복궁역 근처에 있는 에코밥상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그림 : 소복이 http://www.sobog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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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3월, 봄을 여는 맛콘서트를 시작합니다.
    육식의 반란 마블링의 음모를 제작한 유룡피디와 맛칼럼리스트 황교익이 함께 '마블링' 이야기,
    그리고 단맛을 내는 모든 당을 알아보는 '당을 폭식하는 사회' 맛콘서트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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