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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맛콘연재8]시민 수강자의 평가와 바람_음식 교육으로서 “맛콘서트”를 생각하며(글.장정화) [맛콘서트]
  • 조회 수: 4546, 2013-03-20 11:58:56(2013-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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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인이 맛집을 찾는 시대에

    음식, 음식의 시대다. 인터넷을 봐도 온통 음식 블로그 일색이고, 방송물에서도 맛집 소개에서부터 위험 식품 고발프로그램까지, 음식 정보의 홍수다. 요즘 같은 음식물의 범람 속에서 맛콘서트가 어떻게 가치 있는 정보를 전달할 지는 시작 전부터 궁금했다.

    나는 우유와 계란을 먹지 않고 해산물을 먹으며 채식을 하고, 농산물은 시골에서 유기농 농사를 짓는 선배로부터 받아서 도시락 찬과 집밥 음식을 만들어 먹고 있다. 또한 요즘 유행에 편승해서 이른바 “(채식)요리 정보”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식생활을 주제로 한 인터뷰하는 일을 맡게 됐고, 이를 위해 자료 조사를 하던 중에 맛콘서트(이하, 맛콘)를 청강하게 됐다.

    신선한 충격의 연속

    맛콘에서 모신 강사들은 수 년째 현장에서 잔뼈가 굵도록 고군분투하며 경험과 지식을 쌓아온 전문가들이었고, 매시간, 기대한 대로, 치열하고 생동감 있는 음식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놓았다.

    요리사이자 이탈리아 식당 주인인 강사로부터는 5천 원짜리 밥값으론, 비싼 식당 임대료와 인건비를 제외하면 도저히 좋은 재료를 쓸 수 없다는 불편한 진실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카페 이야기를 들으면서는, 그토록 카페를 뻔질나게 들락거리면서도 핫초코 같은 음료에 어떤 초콜릿이 사용되는지, 전혀 의문을 갖지 않았던 내 자신에게 헛웃음을 지으며 이마를 짚기도 했다.

    전통주 순서에서는 일제 강점기의 주세법 때문에 전통술 문화가 단절되어 버리는 바람에 한국의 술 문화가 일그러졌음을 수 있었다. 그러고나니, 반세기를 훌쩍 지나버린 지금 어디서부터 법을 개혁해야 하는 건지 답답함이 밀려왔다.

    음식의 간을 내는 기초 재료인 “식초”도 그랬다. 강의를 듣고 보니 식초도 술처럼 상황이 좋지 않았다. 전통적인 제조법이 후손에게 전해 내려오는 길은 막힌 채, 산업화 과정에서 빙초산과 주정식초만이 판을 치게 되었다. 내 기억 속의 식초 맛이란 실은 빙초산과 주정식초 맛임을 알고 나니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강의 때 맛본, 다른 첨가물을 넣지 않은 자연식초의 맛은 내게 처음 느끼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신선한 충격은 진짜 초콜릿, 진짜 빵, 진짜 떡 강의에서도 이어졌다. 원재료에 충실하게 만든 음식, 제대로 된 요리 과정을 거친 음식은 첨가물 범벅의 대량 생산 음식에서는 느낄 수 없는 부드럽고 풍부한 맛을 느끼게 했다.

    그리고 그동안 몸에 좋다고 막연히 선호하던 “떡”.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 굳어지지 않는 “비밀”이 유화제와 보습제에 있었다는 사실에서, 성분 표시를 꼼꼼하게 보고서 따져보고 사 먹어야 실제로 건강을 지킬 수 있음을 새삼 확인했다.

    마지막 초콜릿 편에서는 지금까지 맛본 초콜릿 맛의 기준을 완전히 뒤집는 고품격 진짜 초콜릿을 맛볼 수 있었다. 한마디로 맛콘에서 누렸던 그동안의 호사스러움에 인증 도장을 “꽝” 찍는 기분을 맛보았다.

    알았으니, 이제 어떻게 한다?

    맛콘을 통해 지금까지 음식에 숨겨진 진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지금까지 첨가물에 길들여져 왔던 미각에서 벗어나 참맛의 기준을 새롭게 인식하게 됐다. 그럼으로써 좋은 식재료를 가지고, 인위적인 첨가물을 넣지 않고, 인류의 역사가 축적한 지혜에 따라, 자연의 순리를 생각하며 조리한 음식을 먹어야겠다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무엇보다, 맛콘 수강의 가장 큰 보람은, 모든 강의가 음식의 생산과 가공 과정을 드러내줌으로써 모든 음식은 본래부터 “슬로푸드”임을 깨닫게 해준 점이다.

    새삼스럽지만 커피와 카카오는 1년 동안 농사를 지은 열매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고, 식초와 빵도 전부 쌀농사와 밀농사를 통해 얻은 것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마트 진열장에서 완제품만 보고 사기 때문에 어떤 과정을 거쳐 열매와 곡물이 재배되고, 어떤 가공 과정을 거쳐 그것이 식품, 음식으로 만들어지는지를 떠올리지 않는다. 식품은 원래 자연이 준 생명체에서 시작한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식품을 쉽게 사고, 함부로 버려왔던 것이다.

    사실 기후와 날씨 상태가 일정할 수는 없다. 그러니 해마다 얻는 농산물의 맛과 품질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우린 늘 일정한 맛의 커피와 막걸리를 기대해왔던 것이다. 나름의 까다로움이 소비자로서의 일방적인 욕심이었음을 어느덧 생각하게 된다. 따라서 이번 맛콘에서는, 제대로 된 음식의 기준을 제시하려는 목적은 일차적으로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처럼 진짜 음식을 고르는 기준으로 내 식생활을 둘러보니 초라해지는 것 같았다. 내가 사는 동네에는 제대로 된 수제 초콜릿점도, 응고제며 소포제를 넣지 않고 국산 콩으로 만든 두부를 파는 데도 없다. 내가 받는 시골 선배네 산야초 효소가 얼마나 품질이 좋은지 알 수가 없다.

    제대로 된 음식을 파는 좋은 가게는 도심의 유명한 거리에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와는 심리적, 물리적으로 거리가 있다. 내가 먹고 자며 사는 동네에 있는 자그만 슈퍼 아주머니는 내 이웃이다. 더욱이 나는 과자나 라면도 거의 사지 않는 편이다. 품질을 따지지 않고 두부나 과일이라도 사러 가지 않는 한, 그 집에서는 팔아줄 게 없다. 하지만 “얼굴을 아는 구입처”를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이런 것도 갈등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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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므로 맛콘서트에 다시 바라는 것

    이 보통 소비자의 심정을 생각해서, 내년 맛콘은 유통 권력의 문제점과 현명한 장보기에 대해 꼭 다뤘으면 좋겠다. 특히 오늘날 소비자들의 구매 행태에, 유통 시장과(대형마트, 백화점, 온라인쇼핑몰 등) 광고마케팅이 끼치는 영향력은 자못 심각하다. 지금 소비자들은 판매자의 이름과 광고에 따라 구매를 결정한다. 되도록 지역에서 생산하고 가공한 식품을 동네 시장에서 사는 것이 결국 진짜 음식을 만나는 길임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아울러, 인터뷰를 통해 접한 오늘날 보통 사람들의 식생활에 비추어 맛콘에 대한 바람을 전하겠다.

    나는 직장인, 전업주부, 일하는 여성, 대학생, 고시생, 중학생을 만나서 그들이 매일의 끼니를 어떻게 먹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그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식생활을 통해 하루의 일과가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점이다.

    사람들의 노동 시간, 여가 시간, 가족 활동, 문화 활동에 따라 식생활의 양상이 달라졌다. 단편적인 예로, 어느 가족의 경우, 자녀들은 주로 급식으로 끼니를 채운다. 아버지는 직장이 집에서 멀고 야근이 잦아 주로 회사 식당이나 외식으로 끼니를 채운다. 어머니는 홀로 식사를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저녁 9시나 돼서 모이는 가족의 경우에는 야식 거리인 배달 치킨이나 배달 피자가 아예 저녁이 돼 버리는 경우도 많았다.

    음식을 자주 배달시켜 먹거나, 편의점에서 즉석식품을 자주 먹는 분들께는 영양과 건강강의 문제점을 알려주고 식단 변화의 필요성을 말해주기도 했다. 그때 그들에게서 돌아오는 대답은 “귀찮다”, “힘들다”였다. 그들은 귀찮고 힘들어서 식생활을 바꾸기 어렵다고 말했다.

    내 경험에 비추어 보면, 음식을 이야기, 현재의 생활과 문화 현실을 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지금처럼 노동 시간이 길고, 입시 공부 하느라 바쁜 자녀들이 있는 한, 음식 교육은 고스란히 엄마 한 사람의 부담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독립생활자에게는 사리가 분명한 말씀, 지당한 말씀이 또 다른 부담거리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취재 과정에서 느낀 것이지만, 음식 교육에서는 식생활 정보를 바르게 알려 줘야 한다는 점이 자꾸 떠오른다.

    여기서 말하는 “바른 정보”란, 1일 영양소(열량) 권장량에 따라 본다면 우리가 얼마나 많이 먹고 있는지, 그리고 유독 동물성 단백질 신화에 빠져 얼마나 육식을 많이 하는지, 음식 범람 시대에 다이어트 중독과 비만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등이다. 곧 식생활의 기본 정보를 생활과 문화의 맥락 안에서 재검토한 결과에서 다시 정립한 정보다.

    참맛, 진짜 음식, 제대로 된 음식의 기준은 우리의 식생활의 현실과 접점을 찾을 때 비로소 시민들에게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때에만 건강한 식생활과 정의로운 식생활이 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글 : 장정화(맛콘서트 수강자)

    그림 : 소복이 http://www.sobog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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